시중가격의 5분의 1 면도기로 주목, 글로벌 기업 중심 시장 판도 변화
면도기 구독 사업 넘어 ‘최저가 생활용품 커머스’로 사업 확장
신선식품사업에도 도전장, '압도적인 가성비' 커머스 제공 목표

신문부터 정수기, 심지어 자동차까지. 실생활에 관련된 대부분을 구독할 수 있는 시대다.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인공지능(AI)과 정보기술(IT)을 접목시킨 다양한 비대면구독 모델이 속속 등장하며 '구독경제 3.0시대'에 본격 접어든 것이다. [구독경제 3.0] 시리즈는 자사만의 차별화된 기술력과 아이템을 바탕으로 구독경제모델을 구축, 사업을 영위하는 스타트업을 조명하고자 한다.
 

<구독경제 3.0시대> 시리즈


① 위허들링 “점심메뉴 고민? 구독으로 해결”

② "6개월만 빌려타세요"···더트라이브, 자동차 구독시대 '활짝'

③ 술담화, 전통주 구독 통해 'K-컬처' 전도

④ 피에로컴퍼니 "빠르게 변하는 전자기기 트렌드, '리퍼비시 구독'으로 대응"

⑤ 지오벤처스, 구독으로 생필품 구매의 새로운 해답 제시

⑥ 업소용 주방청소 구독 스타트업 '세이프키친'

⑦ 왓섭, 구독결제 관리로 소비 효율화 '앞장'

⑧ 네이버가 선택한 부커스, 전자책 구독서비스 대세 입증

⑨ 생활연구소, 청소 구독 통해 홈클리닝 효율화 '앞장'

⑩ 디오, 현직자 채용 구독서비스로 스타트업 구인난 해결

⑪ "사무실 간식, 고르지말고 구독하세요"···탕비실 구독 스타트업 스낵포

⑫ 면도기로 시작해 생필품까지…와이즐리가 만든 '가성비 구독'

와이즐리 김동욱 대표. [사진=Softbook]
와이즐리 김동욱 대표. [사진=Softbook]

[K글로벌타임스] 와이즐리(대표 김동욱)는 질레트, 쉬크 등 글로벌 대기업들의 전유물로 여긴 면도기 시장에 거품을 뺀 가격을 내세워 도전장을 내밀며 주목받은 스타트업이다. 거품을 뺀 면도날 구독으로 큰 주목을 받았으며 높은 재구독률을 자랑했다. 이를 기반으로 얻은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생활용품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와이즐리는 면도기를 넘어 압도적인 가성비를 자랑하는 생활 커머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남자들은 속았다" 한마디로 이뤄낸 대박신화

지난 2017년 와이즐리는 질레트, 쉬크를 비롯해 국내 대표 면도기기업 도루코 등이 98% 이상 점유하던 면도기 시장에 과감하게 뛰어들었다.

당시 와이즐리가 내건 마케팅 방식은 파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과감하고 무모해보였다.

설립자인 김동욱 대표는 당시 이 같은 카드뉴스를 제작해 온라인을 통해 판촉을 했고, 높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시간당 1000단위가 훌쩍넘은 주문건수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은 것이다.

면도날의 높은 가격을 지적하면서 "남자들은 속았다"는 메세지를 제시했고, ‘반값 면도기’로 젊은 층 사이에 입소문을 타는 데 성공했다.

와이즐리는 반값 면도기로 주목받았고, 재구독률 93%를 기록하며 업계를 뒤흔들었다. [사진=와이즐리]
와이즐리는 반값 면도기로 주목받았고, 재구독률 93%를 기록하며 업계를 뒤흔들었다. [사진=와이즐리]

흔한 광고모델 기용이 아닌 SNS 등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제시한 점도 새로운 접근방식이었다. 유명인들에게 지불하는 모델료를 아껴 제품가격을 낮추고, 동시에 높은 품질까지 챙기겠다는 전략이었다.

김 대표는 대학 때 자취를 시작하면서 부모님이 사주던 면도기 값에 대한 부담을 처음 느꼈다. 면도기의 제조원가가 판매가의 5%라는 걸 알게됐고, 창업을 결심해 가성비 면도기를 만들어냈다. 이후 반값을 넘어 5분의 1 가격 면도기까지 선보이면서 와이즐리의 성장에 탄력이 붙었다.

가성비와 품질을 챙김과 동시에 면도기 구독이라는 새로운 사업모델도 만들어내면서 많은 남성 구매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면도기 를 직접 사러가지 않고, 일정기간에 한번씩 배송해주는 구독서비스를 통해 '편리미엄(편리함과 프리미엄의 합성어)'을 이뤄냈다. 그 결과 재구독률 93%를 달성하는 등 와이즐리는 글로벌 대기업이 독점하던 시장에서 점유율 9%를 차지하는 '메기(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변수)'로 자리잡는 데 성공했다.

 

면도기 넘어 생필품까지 '최저가' 도전

와이즐리의 면도기 제품 라인업. [사진=와이즐리]
와이즐리의 면도기 제품 라인업. [사진=와이즐리]

와이즐리는 면도기를 넘어 생활용품 브랜드로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 사업에 변화를 줬다. 면도기 판매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식한 데다, 면도기 판매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로 사업을 다각화 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섰던 것이다.

와이즐리는 이마트·쿠팡 등 외부 유통 채널에 입점하지 않고 자체 쇼핑몰에서만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택하며 면도기가 그랬던 것 처럼 가격거품을 빼는 데 집중하고 있다.

와이즐리는 내부 개발 인력 없이 쇼핑몰을 구축해 비용을 낮추고, 와이즐리 앱과 온라인 스토어를 100% 자체 개발했다. 또한, 소비자직접판매(D2C)를 통해 프리미엄 제품을 시장 평균보다 저렴하게 선보이고 있다.

가성비를 위해 경쟁사보다 훨씬 낮은 비용 구조를 탄탄하게 갖추겠다는 의도다. 이미 면도기를 통해 이 같은 방식의 성공 노하우를 축적한 와이즐리는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생필품 시장에서도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면도기를 만든 철학을 가지고 다른 생활소비재 문제도 해결해야겠다는 일념하에 다양한 생필품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영양제와 화장품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몇 차례 위기를 겪기도 한 와이즐리는 설립 후 6년이 넘은 현재 160여개의 다양한 생필품을 파는 종합 생필품플랫폼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신선식품까지 영역확장, '가성비 생필플랫폼' 성장 목표

와이즐리만의 원가 절감 경쟁력. [사진=와이즐리]
와이즐리만의 원가 절감 경쟁력. [사진=와이즐리]

와이즐리는 지난 3월 부터 신선식품 판매를 시작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면도기로 시작해 생활필수품, 그리고 신선식품으로의 이동은 연관성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와이즐리의 비즈니스 흐름을 살펴보면 충분히 납득이 되는 부분이다. 생활용품 커머스로 사업을 확장하고 보니, 이 분야 구매력을 갖춘 고객층이 여성이 대부분이라는 판단에서 내린 전략적 결정인 셈이다. 

여성 고객은 가족과 함께 쓸 물건을 같이 사는 경우가 많다는 특성을 파악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했고 3050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한 신선식품을 새로운 동력으로 삼게된 것이다.

육류 등으로 실험을 거쳐 높은 호응을 확인했고, 와이즐리는 시스템 재정비를 거쳐 신선식품 사업을 본격적으로 영위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소비기한 등 품질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보수적인 발주를 통해 제한적인 사업을 하고 있으나, 점진적으로 발주량을 늘려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와이즐리는 가성비 생필품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사진=와이즐리]

와이즐리는 종합 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한다. 최근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활동이 위축되는 상황 속에서 경쟁사들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는 '가성비 생필플랫폼'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겠다는 포부다.

전영표 와이즐리 부대표는 "고객들한테 줄 수 있는 최고의 가치는 가성비라고 생각한다"며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압도적인 가성비를 가진 생활용품을 한데 모은 쇼핑몰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K글로벌타임스 김동현 기자]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저작권자 © K글로벌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